우리나라에도 일본 료칸처럼 고급스러운 온천호텔이 있을까요?
그동안 국내 온천 호텔은 많았지만, 정통 일본 료칸처럼 숙박과 식사를 포함한 올인클루시브 형태의 온천호텔은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충북 수안보에 신개념 온천호텔 ‘유원재’가 오픈하면서 온천 마니아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수안보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사랑한 온천으로도 유명한데요. 한때 성황을 이루던 이곳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습니다.
그러던 중, 유원재가 한옥과 한국 전통의 미를 살린 새로운 온천호텔로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과연 일본 료칸과 비교했을 때 유원재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요? 실제로 다녀온 솔직한 후기를 통해 유원재의 객실, 온천, 식사, 가격 대비 만족도를 세세하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유원재의 첫인상 – 전통과 현대의 조화
유원재는 수안보 입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낮은 돌담과 전통 한옥 스타일의 건축물이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조용한 서원을 연상케 합니다.
유원재라는 이름은 ‘하루 동안 정원에 머물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실제로 머무르는 동안 온전히 씻고, 먹고, 쉬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한옥 건축 전문가인 양진석 교수가 설계한 유원재는 미음(ㅁ)자 형태로 지어진 단층 건물로, 중앙에 정원을 배치하여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습니다.
기와지붕과 전통 목재를 사용하면서도 내부는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인테리어가 돋보입니다. 로비에 들어서면 조도가 낮고 차분한 분위기가 맞아주며, 한쪽에는 한국 전통 공예품을 전시한 갤러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객실 유형과 특징
유원재에는 총 16개의 객실이 있으며, 네 가지 타입으로 나뉩니다.
객실 이름은 퇴계 이황의 ‘중화탕’에 사용된 서른 가지 약재 중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각각의 객실이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수정 – 명상을 위한 공간
최대 4인까지 투숙할 수 있는 객실로,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의 인테리어가 돋보입니다. 명상을 위한 공간처럼 조도가 낮고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객실 전용 노천탕이 마련되어 있어 프라이빗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겸화 – 커플을 위한 로맨틱 룸
밝은 목재 인테리어와 전통 한옥문이 특징인 2인용 객실입니다. 특히, 하트 모양의 야외 온천탕이 마련되어 있어 연인들이 함께 이용하기에 최적의 공간입니다. 거실과 침실이 분리되어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청심 – 가족을 위한 패밀리룸
기준 2인, 최대 3인까지 숙박 가능한 객실로, 밝은 톤의 가구와 넓은 공간이 특징입니다. 이 객실에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편백나무 욕조가 설치되어 있어 색다른 목욕 경험을 제공합니다.
유순 –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
어두운 원목 인테리어를 사용하여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 객실입니다. 마당에는 흙바닥이 깔려 있어 전통 한옥의 감성을 더욱 살렸으며, 노천탕도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어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합니다.
유원재 온천의 특별함
유원재의 온천수는 지하 250m에서 용출되며, 수온이 53도에 달합니다.
다양한 광물질을 포함한 천연 온천수가 24시간 순환되어 수질과 온도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객실 내 온천탕이 다소 작다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공용 온천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보다 넓은 공간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공용 온천탕은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매일 번갈아 변경되기 때문에 투숙하는 동안 두 가지 스타일의 온천탕을 모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연석과 전통 조경을 활용한 노천탕은 일본 료칸 못지않은 고급스러움을 자랑합니다.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여탕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할 경우, 대여탕을 예약하면 온 가족이 함께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식사 – 고급 한식 코스의 정점
유원재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콘셉트로 운영되기 때문에, 숙박 비용에 저녁식사와 조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녁은 한식 코스로 제공되며, 모던 한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저녁 코스 메뉴
- 맞이차림: 감자크림 김부각, 트러플 슬라이스, 한우 타르타르 등
- 죽 요리: 호박 타락죽, 에스프레소 폼
- 제철 숙회: 전복, 보리새우, 참치 대뱃살 등
- 메인 디쉬: 한우 채끝구이, 한방 수비드 삼겹살
- 식사: 충주 잎새버섯 솥밥과 찌개
- 디저트: 자색 고구마 첩찰떡, 흑콩 크림뷜레
조식은 13첩 반상으로 제공되며, 더덕 한우 불고기, 삼치 구이, 전복 닭 보양탕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음식의 맛과 프레젠테이션이 훌륭했으며, 정성스럽게 준비된 한식 코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유원재의 가격과 가성비 분석
유원재의 주말 1박 가격은 136만 원으로, 부담스러운 가격대입니다. 하지만 조식과 석식이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시스템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수준입니다.
다만, 2박 이상 투숙할 경우 동일한 한식 코스를 반복해서 먹어야 한다는 점에서 선택 옵션이 부족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개인적으로 적정 가격은 120만 원 수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가격이 다소 높긴 하지만, 일본 료칸 못지않은 한국형 온천호텔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숙소입니다.
결론 – 일본 료칸과 비교했을 때
유원재는 단순한 온천 호텔이 아니라,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고급 온천 숙박 경험을 제공합니다.
일본 료칸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시설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 전통의 멋을 살린 건축과 조경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가격이 다소 높은 점은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온천과 한옥 숙소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볼 가치가 충분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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